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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의 전쟁, 더 멀리 내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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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마약과의 전쟁, 더 멀리 내다봐야 한다

[칼럼=열린정책뉴스] 요즈음 뉴스에 마약이 우리 사회 각계각층으로 깊숙이 스며들어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마약하면 끝’이라는 공익광고가 무색할 지경이다.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는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예전에는 연애인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의사, 법조인, 경찰관, 공무원, 일반 시민, 가정주부, 학생 할 것 없이 우리 사회 전 계층에 퍼지고 있다. 인터넷 마약 관련 광고가 1분에 한 건씩 올라올 정도로 범람하고 있다. 시민 5명 중 1명이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마약 광고나 정보를 주 1회 이상 접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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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종 열린정책뉴스 논설위원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마약류 사범은 1만 8395명으로 2017년 대비 약 30% 늘었다. 전문가들은 마약류 범죄에서 숨겨진 범죄 비율을 28분의 1로 보고 있다. 지난해 투약자 8489명에 이 비율을 적용하면 우리나라에서 마약을 하는 사람은 최소 24만 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인구 200명당 1명꼴로 큰 수치이다. 

지난해 마약 치료를 받은 사람은 721명으로 전체 중독자의 0.3%에 불과했다. 마약 중독자를 실제로 치료하는 기관은 인천 참사랑병원과 경남 부곡 병원 2곳뿐이다. 이 두 병원에서 중독자의 80% 치료를 담당한다. 마약 중독자는 증가하는데 마약 치료 병상과 전문 의사는 감소했다.


특히 10∼30대가 마약 사범의 60%에 해당한다. 10대 마약 사범은 2017년 119명, 작년 401명, 올해 1174명으로 5년 사이 10배가량 급증했다. 청소년들이 마약 운반의 던지기 수법에 활용되고 교복을 입고 있어 의심을 피할 수 있다고 한다. 마약 유통이 비밀웹사이트인 다크 웹이나 텔레그램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청소년들이 접근하기 쉬운 구조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무방비로 마약에 노출된 사건은 지난 4월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불특정 다수 고등학생에게 접근해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로 시음행사 중이라면서 필로폰과 엑스터시가 섞인 음료수 100병을 나눠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약 음료를 나눠 준 사람은 알바생이었고 배후 세력은 중국을 거점으로 한 마약 범죄 조직이었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 알코올학과 교수는 10대들은 약물의 냄새를 숨기기 위해 자주 껌을 씹거나 향수를 과도하게 뿌리거나 눈이 충혈되어 졸리는 변화가 나타나니 행동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부산에서는 호텔과 클럽 등에서 3∼4명씩 ‘마약 환각 파티’를 벌렸던 마약 사범 61명이 검거됐다. 여중생과 남학생이 텔레그램을 통해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사서 투약하기도 했다. 이처럼 쉽게 마약에 손을 대는 이유 중 하나는 필로폰 1회 투약 가격이 치킨 한 마리 가격인 2만 4000원 정도라 쉽게 구한다는 것이다.


마약은 군부대도 예외는 아니다. 장병 6명이 대마초 알약 형태를 택배로 배달받아 부대 천장 등에 숨겨두고 피우다 적발되기도 하였다. 대학가에선 마약 광고까지 등장했다. 서울과 경기 일대 대학가에서 액상 대마 광고 수백 장이 살포되었다. 명함 크기의 광고에는 “영감이 필요한가? 한 모금만 들이켜면 맛 간다”라고 적혀있었다. 


지난 8월엔 마약 모임에 참석한 경찰관이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고, 약물에 취한 외제 차 운전자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을 뇌사상태에 빠트리기도 하고, 강남 역삼동 납치 살인에도 범인들이 피해자를 납치해 마취제를 주사하고 살해했다, 지난 6월엔 필로폰을 투약한 10대 승객이 비행기 비상문을 강제로 열려다 붙잡혔다. 배우 유아인 씨, 이선균 씨, K팝 스타 지드래곤이 마약 투약 수사를 받고 있다. 연예인 마약 추문 뉴스는 국민적 파급력 또한 크다. 


마약이 이처럼 우리 사회 일상 속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정치권에서는 마약 퇴치 정책을 정쟁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어 안타깝다.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마약 수사를 정권의 기획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한다. 안민석 의원은 “정권의 위기상황에서 연예인 마약 이슈를 터뜨리는 게 우연의 일치이냐 누군가 기획했을 수 있다”고 했고, 황운하 국회의원은 ”마약 위험을 과장하여 국면전환용이나 검찰 수사권 확대 목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핼러윈 참사 때도 마약 단속 때문에 사건을 막지 못한 것처럼 공격했고, ‘검수완박’으로 검찰의 마약 전담 부서를 없애고 예산을 삭감했다.


내년도 법무부 예산안 가운데 마약 수사 특수활동비인 2억 7000만 원을 민주당이 전액 삭감하겠다고 하여 법무부가 공개 반발했다. 그러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그러면 마약 수사비를 10억쯤 주면 마약을 근절할 수 있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법무장관은 국민은 마약 수사비가 2억 7000만 원 밖에 안된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며 ”그게 국민 세금이지 홍익표 개인 돈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경찰의 마약 예산은 작년 20억 3000만 원에서 올해 18억 5000만 원으로 줄었다. 작년 경찰의 마약 수사 인력은 330여 명으로 필요 인력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처벌과 교화가 중요하다. 마약 범죄도 마찬가지로 처벌과 교화가 중요하다. 어느 쪽이 중요한지가 아니고 두 기능의 최적 결합이 필요하다. 범죄에서 처벌의 중요성은 범죄자의 재발 억제는 물론이고 일반인에 대한 경각심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응 골든 타임을 놓친 느낌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정부는 마약 수사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검찰은 청소년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범죄자를 최고 사형까지 구형하고, 경찰은 신임 경찰관 교육에 마약 수사 과정을 신설하겠다고 한다.


정부는 대검찰청, 경찰청, 관세청, 해양경찰청, 국방부, 국정원, 식약처 등의 마약 수사 기능을 묶어 ‘마약 범죄 특별 수사본부’ 설립을 밝히고 있으나 조직 통솔과 기능 달성에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우리도 국가의 ‘마약 수사청’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미국의 마약청(DEA)이 그 모델이 될 수 있다. 미국은 1973년 마약청을 만들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마약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도 이 시점에 강력하고 제도적인 마약 통제 기구를 만들지 않으면 마약 문제는 더 악화할 것이다. 마약 퇴치에 정쟁을 일삼을 한가한 시간은 없다.


마약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처벌뿐만 아니라 재활과 지원이 중요하다. 우리는 마약 치료병원, 재활기관,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하다. 의료전문가들은 중독자를 치료해야 비로소 마약에서 이길 수 있다고 한다. 중독치료와 심리 치료에서 국가적,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마약 범죄 처벌에 대한 제도적 장치와 예산과 인력이 충분히 지원되고, 효과적 재활이 이루어질 때 마약과의 전쟁은 이길 수 있다. 우리 사회 마약 퇴치를 위해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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